
1. 자꾸만 일상이 꼬여 심란한 여고생, 하루 하루는 매일 아침 알람과의 전쟁을 벌인다. 아무리 일찍 맞춰놓아도 등교시간 직전까지 알람을 연장하기 일쑤다. 엄마가 차려준 맛있는 아침식사도 먹지 못하고 집을 나서는 하루. 숨가쁘게 학교로 뛰어가는데 가로수에 치마가 걸린다거나 신발이 벗겨져 찾아오느라 지각하는 건 하루에겐 일상과도 같은 일이다. 하교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친구 히로미에게 자꾸만 일이 꼬인다며 푸념해보지만 돌아온 것은 "이건 앞으로 더욱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거라는 전조네~"라는 장난기 섞인 답변이었다. 옥신각신 대화를 주고 받던 하루와 히로미는 선물상자를 입에 물고 걷는 고양이를 보고 걸음을 멈춘다. 이내 고양이가 위기감 없이 차도로 들어서서 트럭에 치일 위기에 처하자 하루는 히로미의 스틱..

1. 비행기를 사랑한 소년 모두가 깊이 잠든 밤, 소년은 입가에 미소를 띤 채 꿈을 꾸고 있다. 어스름한 새벽녘 지붕 위에 올라가자 조그만 경비행기가 있었고 그 위에 올라탄 소년은 능숙하게 시동을 걸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마을의 푸른 논밭을 가로질러 구름 위까지 날아오르자 주변이 환하게 밝아진다. 문득 구름 속에서 기묘한 검은 물체와 함께 나타난 거대한 비행선을 보자 소년은 고글을 껴보지만 초점이 맞지 않는다. 고글을 벗어던지느라 허둥대던 소년의 비행기는 검은 물체와 부딪혀 반파되고 소년은 추락하고 만다. 꿈에서 깨어 흐릿한 시야 사이로 안경을 집어든 소년은 이불을 정리한 후 학교로 향한다. 소년은 학교에서 영어로 적힌 비행기잡지를 빌리고 흐뭇해하며 집으로 귀가하는 도중 동급생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는 하..

1. 작품의 특징 스튜디오 지브리의 거장들이 빠지고 전부 신인들로만 이루어진 제작진이 참여하였다. 바다가 들린다는 젊은 세대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살린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기획한 실험적인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감독을 맡은 모치즈키 토모미는 기존의 스튜디오 지브리의 특징인 환상의 세계나 자연을 주제로 한 교훈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평범한 고등학생들이 성인이 되어가는 성장 스토리를 이 작품에 담았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작중배경인 코오치의 거리를 실사화하여 구도를 잡고 촬영하는 등의 제작진의 노력으로 마치 실사 영화와 같은 현실감이 느껴지는 것도 특징 중 하나이다. 바다가 들린다는 스튜디오 지브리 최초로 TV에 상영한 애니메이션인데 오후 4시 방영이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17.2%라는..

1. 모노노케히메의 모티브, '레타르 세타 설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아이누 신화 중 '레타르 세타 설화'를 모티브로 하여 애니메이션 영화 모노노케히메를 제작했다. 아이누족은 러시아의 사할린과 캄차카 반도, 그리고 일본의 홋카이도와 도호쿠 북부에 분포했던 민족이다. 도호쿠는 일본 혼슈 지방의 동북부의 지역을 이야기하며, 이 지역에 살던 아이누들을 에미시라고 불렀다. 에미시족은 하얀 들개의 자손이라는 신앙을 가지고 있는데 레타르 세타라는 단어는 흰 개를 의미한다. 아이누족의 신화 중 "흰 개가 인간과 결혼하여 세 아이를 낳았는데 그것이 아이누족의 선조이다"라는 내용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며 작중 등장하는 여주인공 '산'의 이름은 셋째 딸을 뜻하는 일본어 '산방메 무스메'에서 따온 것이다. 어릴 적 산을..